ENFP인 필자는 우울증이 심했던 중고등학생 때 줄곧 스스로를 INFP라고 생각했다. 내가 ENFP구나 확신을 갖게 된 건 정신과 치료를 한참이나 받고 나서였다. INFP에 대해 잘안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래서였다. 자신의 유형 다음으로 잘 아는 유형을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않고 INFP였을텐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필자는 한 INFP 남자와 엮이며 우울한 ENFP와 INFP는 절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게 온라인으로만 INFP를 배운 폐해인가. 실제로 만나본 INFP는 사람들이 흔히 상상하는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들은 진정 따뜻하고 다정한가?
INFP를 떠올리면 내 머릿 속엔 검을 든 천사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한없이 따뜻하고 자애롭지만 불의에 있어 단호한 그런 전사같은 천사. 그러나 내가 실제로 만난 INFP는 그냥 전사였다. 자신의 이상을 이룰 날을 꿈꾸며 풀 한포기 자라지않는 황야를 홀로 걷는 전사. 그에게선 따뜻한 순풍이 아니라 차가운 칼바람이 느껴졌다. 이 ENFP라는 강아지는 그의 뒤를 앙총앙총 따라갔지만 내가 낑낑대는 울음소리를 내지않으면 절대 먼저 바라봐주지 않았다.
그러나 자기 감정에 솔직하다.
그러다 내가 도저히 못참고 울어대면 INFP는 뒤를 돌아보며 왜그러느냐고 물었다. 놀랍게도 그는 진정으로 궁금해 하고있었다. 내가 뒤따라는 걸 잊어버린 사람처럼, 마치 홀로 걷는 사람처럼 굴어놓고. 난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관심을 달라고 징징댔다. 그러면 그는 잠시 멋쩍게 웃으며 날 이해한다고 자신이 나빴다며 용서를 구하고는 널 좋아하지 않는게 아니라 실은 무슨 생각 중이었는지를 솔직히 말해주었다. 단순한 ENFP 정도는 1초만에 끄덕끄덕 넘어가고 남을만큼.
결국 ENFP가 만난 INFP는
그들은 어마어마한 이상주의자다. 그들은 타고난 이상이 너무도 높아서 아름다운 천국에서 구름을 베고 누워있어도 황량한 들판에서 돌을 베고 누워 고민에 잠긴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그들이야 말로 황금을 돌보듯 하는 사람들 아닐까?
또한 그들은 확실히 감정적이다. 그러나 따뜻하진 않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에만 관심이 있을 뿐 타인의 감정엔 보통사람보다 관심이 없을 확률이 높다. 이건 t들의 차가움과는 결이 다르다. t들은 감정 말고 능력이라던지 논리라던지 다른 것에 관심이 있는거라면 INFP는 오직 자기 내면의 감정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그래서 그들은 이기적인가?
INFP가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하면 쉽고 편하겠지만 그건 진실이 아니다. INFP가 겉으로는 잠잠해보인다고 평화로운 사람이리라 착각하면 안된다. INFP의 내면은 용솟음 치는 파도에 올라탄 돛단배처럼 아슬아슬하고 극적이다. 그들은 그런 자신의 내면을 다스리기 위해 거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들에겐 미처 주위를 돌아 볼 여유가 없고 또 그렇기에 그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묻지도 않았는데 시시콜콜 풀어내는 짓은 못한다. 그들은 이기적이기보다 심하게 독립적이다. 자신의 문제는 자신만이 해결 할 수 있다 믿는다.
그래서 결론은
ENFP와 INFP는 생각보다 많이 다르고 흔히 알려져있는 INFP의 이미지와 실제로 만나본 INFP는 더 많이 다르더라는 것이다. INFP들이 내 글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잊어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을 돕고싶은 누군가 당신 주변에서 함께 가고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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