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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x 과몰입

ENFP는 사회성이 좋은걸까? 나쁜걸까?

 
사람들은 ENFP가 강아지 같다고 말한다. ENFP인 나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강아지도 그냥 강아지가 아니다. 10M 밖에서 사람이 보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달려갈 강아지다. 그러니 누가 상상이나 할까? ENFP가 사회성 때문에 고생한다는 걸.

정신과에는 상처받은 ENFP와 INFP로 가득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게 무슨 일일까. 누군가 독이 묻은 화살을 쏴도 해맑게 튕겨낼 것 같은 긍정의 화신들이 정신과에 바글댄다니? 일단 나부터가 그렇다. 19살 때 처음 정신과 문을 열고 들어가서 27살인 지금까지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있다. 아직도 내겐 이 세상이 너무 두렵고 이 사회가 내게 주는 의무와 압박으로 인해 스스로가 파괴되어 버릴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의 평소 모습이 어두울거라 상상하면 곤란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난 꽤 재밌고 밝은 성격이니까.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이 무서워 벌벌 떠는 사람이 마냥 해맑게 웃을 수 있다니. 그것도 아주 자주!

여기서 내가 추측할 수 있는 건 성격적 해맑음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사회성 내지 강한 정신력으로 직결되진 않는다. 그 둘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별개의 영역이다. ENFP는 긍정성과 사회성 중에 긍정적인 성격을 타고난거지 사회성을 타고난 건 아니다.

이 둘을 같다고 생각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당사자인 나도 긍정성과 사회성을 자주 혼돈한다. 어쩌면 그건 당연하다. 이 둘은 다분히 추상적인 개념이고 그 말은 즉 그때그때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때 쯤 ENFP인 내가 생각하는 긍정성과 사회성이 무엇인지 밝히며 이야기를 이어나가야겠다.

내가 생각하는 긍정성과 사회성은 닮았지만 분명 다르다. 먼저 긍정성은 상황이 최악으로 흐르더라도 함께 하는 사람이 내 편 이라면 기꺼이 견뎌낼 수 있는 힘이다. 반면 사회성은 상황이 부정적일지라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내 편이 아닐지라도 적당히 타협하고 때로는 저항하며 자신의 과업을 이뤄나가는 능력이다. 차이를 알겠는가? ENFP는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상황보다는 사람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사람에게 실망한다면 ENFP는 아무리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져도 의욕을 잃을 것이다.

그렇다면 ENFP가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자신의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게 도와주는 이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산업환경은 아직까지 극대화된 효율성 추구지 혁신과 투자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워낙 팽배한 탓에 산업 현장은 물론이고 굳이 산업현장이 아닌 곳에서도 이러한 분위기에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니 ENFP가 설 곳은 점점 줄어들기만 한다. 학원 하나에도 동호회 하나에도 쉽게 정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의 쉽게 시작하고 쉽게 그만두는 성향을 사람들은 끈기 부족이라고 말하지만 필자는 사회성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루한 일이 아니라 지루한 사람을 못견디는 것이다.

 

 


이쯤되면 ENFP가 강아지 중에서도 어떤 강아지인지 감이 오는가? 그들은 수많은 강아지 중 폭발적인 에너지로 유명한 보더콜리다. 보더콜리는 거의 사람에 버금가는 때로는 사람을 뛰어넘는 재능이 있음에도 가장 우울증을 많이 겪는 종이기도 하다. 주인이 활기차고 세심하게 보더콜리의 창의성을 계발시켜주지 않으면 오히려 다른 강아지 보다 더 불행해지고 마는 것이다. 이처럼 ENFP라는 보더콜리는 똑똑하고 사랑스럽지만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과정은 녹록치가 않다. 하지만 이 세상에 모든 ENFP들이여 스스로를 파양하지말자. 우리들에겐 아무리 깊은 어둠 속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더라도 어느 순간 조건만 맞으면 순식간에 꺼내 쓸 수 있는 빛나는 재능이 있다. 그 순간을 꿈꾸며 스스로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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