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엔 서사의 주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갈등을 형성하는 귀여운 삼각관계가 존재한다. 필자는 그 주인공들의 MBTI를 고문영-ENTP, 문강태-INFP, 남주리-ISFJ 라고 추정하는데 이 세 유형 사이의 케미가 어쩐지 익숙했달까. 필자의 주변에도 이런 비슷한 삼각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ENFP-INFP-ISFJ 의 관계인데 물론 연애로 얽힌 삼각관계는 아니지만 묘하게 양상이 비슷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로 극중 문강태와 남주리의 관계인 INFP와 ISFJ의 케미를 살펴보자. 이들은 속에 감춰진 모습 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많이 비슷하다. 실제 극중에서도 문강태와 남주리는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보호사와 간호사 사이인 것 처럼 사회적 페르소나가 거의 똑같다. 나 아닌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태도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거기서 비롯되는 고충 따위를 공감하기가 매우 쉽다. 일종의 동병상련이다. 그런데 희한한 건 이들은 극중에서처럼 그 이상의 케미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주리가 강태를 대할 때 과하게 수줍어지는 것처럼 ISFJ에게 INFP는 어쩐지 어려운 상대라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ISFJ가 아니다. 케미가 더이상 살지 않는 이유의 9할은 INFP 탓이다. 극중의 강태가 주리에게 그렇듯이. INFP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는 듯하다. 그들의 사회적 페르소나는 같지만 그 가면을 벗은 모습은 매우 다르다는 걸. 사회적 가면을 벗을수록 그들의 관계는 더욱 멀어질 것이기에 사회적 가면을 쓴 상태에서 그들의 케미는 멈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가면을 벗은 그들의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 극중에서 주리는 술에 취했을 때, 혹은 엄마를 대할 때 자신의 본모습이 나오는데 그건 ISFJ 숨기고싶은 '화' 라는 감정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래서 남주리의 짝은 강태가 아니라 이상인 대표다. 사회적 가면을 벗은 남주리의 진짜 모습을 사랑해주기 때문이다. )
반면 강태의 본모습은 동화책 좀비아이를 읽을 때 드러난다. 그건 INFP가 넘치도록 가지고 있으면서도 타인에게 필사적으로 숨기는 것 바로 '슬픔'이다. 만약 이들이 이 진짜 모습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어색해지고 서로에게 실망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서로 착하고 성실한 줄 알았는데 INFP 눈에 ISFJ는 화를 꾹꾹 눌러담은 무서운 사람이고 ISFJ의 눈에 INFP는 뭐만 하면 울어버리는 겁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극중에서 주리의 주사를 본 강태의 반응은 참 냉담하다. 또한 그 일로 그들의 관계는 가까워지기는 커녕 더 어색해지고 만다.
그런데 만약 현실에서 ISFJ와 INFP가 동병상련 그 이상의 케미를 갖고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건 사회적 지위에서 내려오고 나서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는데 필자의 생각엔 INFP보다 ISFJ가 더 먼저 더 많은 걸 희생하지 않으면 어렵다. 천하의 겁쟁이 같은 INFP의 모습을 ISFJ가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싸주면서 가야 희망이 있다. 반면 INFP의 마음은 상대가 노력한다고 해서 또 본인이 노력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만약 INFP가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이유도 없이 ISFJ에게 마음이 갔을 땐 오히려 INFP는 불가능을 알면서도 열정을 다 할 것이다. 단지 그런 티가 안날 뿐. 그러니 그들은 평소보다 훨씬 더! 본인들 기준에 과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의 애정을 표현해야만 한다. 평소 ISFJ와 INFP가 그런 것 처럼 상대를 기다리고만 있는다면 그들에게 희망은 없다.
MBTI로 분석하는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삼각관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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