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팬서를 떠올려보자. 트찰라라는 검은 고양이가 사는 요새인 와칸다에는 최첨단 비브라늄으로 만들어진 투명한 보호막이 있는데 허가없이 다가오는 모든 물체를 태워버릴 정도로 위력적이다. 고양이, 요새, 투명한 보호막, 허가없이 다가오는 모든 물체. 어쩐지 익숙하지 않은가? 블랙팬서의 중심 소재라고 볼 수 있는 이 4가지는 INFP의 특징과 정확히 일치한다. 인간 고양이 INFP가 자신의 요새를 만들어놓고 살면서 투명한 보호막으로 자신을 지키고 허가없이 다가오는 모든 사람을 물리친다! 어떻게 이렇게 딱 들어맞는지! 그러나 이 글이 이렇게 끝날거라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을 것. 이 글은 인간고양이 INFP를 위해서가 아니라 허가없이 다가가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일단 모든 유형이 INFP의 요새에 허가도 없이 다가가는건 아니고 물색없이 다가가는 특정 유형들이 있다. EN 유형이 대표적인데 특히 ENFP는 거의 모든 유형에게 허가없이 다가가는 댕댕이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여기서도 빠지지 않는다. INFP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다가갔다가 그 첨단 방어벽에 여러번 데여본적이 있는 ENFP인 필자가 어쩐지 INFP는 보이지않는 벽이 있는것같아 도저히 못다가가겠다는 모든 사람을 위해 내 꿀팁을 공유하도록 하겠다! 그것도 공짜로!
일단 INFP의 그 첨단 방어벽을 넘기 위해선 그 방어벽에 부딪히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저기 방어벽이 있는 것 같으니까 섣불리 다가가선 안되겠어' 이런 신중한 태도는 개나 줘버리자. 이제부터 마음을 바꿔먹고 잠깐 ENFP로 빙의해보자. '저기 방어벽이 있는것 같은데 진짜 있는지 확인해봐야겠어' 이렇게! 물론 뒷일은 책임질 수 없지만 일단 방어벽이 어디쯤에 있는지 확인하는게 필수이기 때문에 초반에 출혈을 피할 순 없다.
참고로 INFP는 아주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그 무시무시한 방어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위장을 잘한다. 와칸다의 방어벽도 전혀 보이지않는 투명인것처럼 INFP도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평탄하고 온화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럼 그냥 그렇게 평온하게 관계를 유지하면 되지 않냐고? 만약 연인이나 진정한 친구 따위가 될 게 아니라면 그걸 훨씬 추천한다. 하지만 이 글을 보는 사람의 목적은 INFP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 되고싶어서가 아닌가. 그러니 우린 초반 데일 것을 각오하고 방어벽에 부딪혀야한다. 다만! 아직 넘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면 안된다. 그저 확실히 여기에 있군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데이기만 하고 넘지 못한다니 여러분은 억울할 수도 있다. 사실 미안하지만 INFP의 방어벽은 넘는 사람이 넘고싶다고 넘어갈 수 있는게 아니다. 오직! INFP가 안에서 열어줘야 그 요새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INFP가 안에서 아주 잠시만이라도 방어벽을 열어줄 때! 얼른 들어가기 위해선 방어벽에서 멀리 떨어져서 기다려선 안된다. 바로 코 앞에서 네가 열어주기만을 나는 기다려! 라는 메세지를 계속 보내야한다. 그러니 방어벽 위치 체크는 필수다. 바로 코앞에서 기다리기 위해서!
이때 쯤이면 여러분은 INFP를 꼬시는게 왜이리 어려운지 통탄스러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포기하지말자. 이들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으니. INFP는 그저 다가오는 사람을 괴롭히고 싶어서 그러는게 절대 아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사랑의 낙원을 꿈꾸지만 그만큼 인간관계의 파괴적인 속성을 두려워한다. 그러니 그들은 누군가 마음에 들어도 보호막을 거둬들이지못하고 그 투명한 보호막 안에서 상대가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보기를 선택한다. 보호막을 마구잡이로 깨뜨리려고 하는지 아니면 보호막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는지 등을 체크하고 이 문을 열어줄지 말지를 신중히 판단하려하는 것이다. 일단 보호막을 마구잡이로 넘으려고 하는 사람은 가장 먼저 탈락이다. 자신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다음 보호막으로 다가오지않고 멀리서 기다리는 사람도 결국엔 탈락이다. 겁쟁이에게 겁쟁이는 필요없으니까. 그러니 세번째, 보호막 앞에서 얼쩡거리며 들어오고싶다는걸 충분히 어필하면서도 자신이 열어줄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합격이다. 하지만 모두들 포기하고만다. 그 기다림이 생각보다 길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아직까지 합격을 기다리고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포기하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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